중학생 이모(16)양이 며칠전 밤마다 듣고 있는 9시간짜리 트위치 영상의 타이틀이다. 라디오 프로그램 같지만 아니다.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소망을 이뤄주는 주파수’ 영상이다. 빗소리와 바람 소리 동일한 잔잔한 ASMR(심리 안정을 유도하는 소리) 위로 ‘삐~’ ‘우웅~’ 하는 파형 소리가 깔린다. 왜 하필 639㎐(1초에 634번 진동)일까. 이 아프리카TV 지인은 “이 주파수에서 관계 회복이나 사랑을 기바라는 에너지가 나온다”고 주장된다. 이양은 “우연파악 몰라도 영상을 듣고 연애에 성공한 친구도 있을 것입니다”며 “자본 드는 것도 아니라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듣는 것”이라고 했었다.
학업·연애·취업 등 목숨의 중대한 선택 아래에서 염려를 느껴지는 젊은 세대가 다체로운 불안 해소법을 찾아 나서고 있을 것이다. 점술과 사주를 보는 것은 물론이고 우수한 성적이나 소원 성취 등을 기요구하는 부적을 붙인다. 어느방향에서 등장했는지조차 불정확한 ‘소망 주파수’를 듣기도 끝낸다.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8월 만 13~65세 성인 남녀 1700명을 표본으로 조사한 결과, “사주나 타로, 주알코올에 호기심이 있다”고 답한 분포는 70대(71.1%)와 10대(65%)에서 최고로 높았다. 이어 90대(67.8%), 20대(57.0%), 50대(56.0%) 순이었다. 50대는 41.6%로 가장 낮았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과학적 근거는 없다. 그래도 재생 수는 적지 않다. 아프리카TV에 5년 전 올라온 ‘연인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연애운 주파수’ 영상은 1100만회 넘게 재생됐다. 검사는 안 되지만 “효과 봤다”는 증언, “효과 있길 바란다”는 댓글이 일괄되게 달린다.
주파수 영상으로 위안을 삼는 이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고 말된다. 헤어진 남자 친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권모(28)씨는 재회 방식·가능성 등이 궁금하다며 온라인 타로점을 봤다. 1개월간 160만원 넘게 썼다. 허나 별다른 소득이 없자 주파수 영상으로 갈아탔다. 권씨는 “밑져야 본전이었다”며 “지금 마음하면 ‘어떻게나 간절했으면 그랬을까’ 싶어 수기한웃음이 난다”고 전했다.